[특별기고 이길주] 북미만남 연결과 녹색평화 - 비무장지대 정상회담
이길주(배재대 명예교수)
지난 경주에서의 APEC정상회담 시작일 10월 29일 매일경제신문 기사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북한과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회동 노력에 대해 "이것이 또 하나의 씨앗이 돼 한반도에 거대한 평화의 물결을 만드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우리로서는 큰 기대를 가지고 대통령님의 활동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가진 큰 역량으로 전 세계와 한반도에 평화를 만들어주시면, 제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충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지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과 평화 중재에 바쁩니다. 세계평화와 경영을 함께 꿈꾸는 트럼프는 노벨평화상에도 다가가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인에게 한민족의 역량을 담은 신라 금관의 형이상학적 가치를 설명해 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화려한 고대문화뿐이 아닌 그 인문적 스토리 텔링을 말입니다. 그것은 인류의 평화와 안녕에 대한 조상들의 관념을 포함합니다.
유라시아 곳곳의 전쟁과 분쟁이 지속되고 한반도 상공에 쓰레기 풍선과 드론과 거친 전쟁위협 목소리가 공중에 난무하여 전쟁이 터지기 직전 시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운 상승의 기세에 실린 듯, 세계의 민초들이 이른바 한류로 케이ㅡ무비와 팝과 케이 ㅡ푸드 등 한국적 리듬과 문화상품과 맛을 찾아 밀려오고 심지어 노벨문학상으로 정신 한류 케이ㅡ쏘울 또는 스피릿 한국의 미학과 철학이 다시 보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세계 분쟁의 중심에 사는 우리를 일깨우듯 에이팩에 임하며 남한이 빠지고 북한과 미국 정상 두 남자의 힘자랑이 거셌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우선 만나자는 것이고 북의 김정은은 더 큰 사탕과 무언가 달콤한 약속의 공언이라도 해달라는 것입니다. 명분을 달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명분을 제언합니다. 장소를 정하자는 과제와 명분에 한반도 휴전선에서의 재회를 위한, 휴전선디엠지구역을 녹색평화지대로 상정한, 북미써밋 장소와 의제로 제언하는 것입니다. 그곳에 녹색의 가설 건물이라도, 아니면 판문각을 꾸미고 상징화해서 우선 생태환경과 지구촌 평화라는 명분으로 만나도록 페이스 메이킹을 해보도록 제안하는 바입니다.
한반도 디스토피아 공간을 인류의 유토피아 공간으로
한반도에는 핵전쟁의 위협마저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전쟁으로 죽임과 죽음이 널리고 있는 유라시아 대륙의 평화를 기원하며 북미정상 두 남자의 힘자랑 그 장소가 문제됩니다. 디엠지 휴전선 구역 속 이 비극의 땅에서 평화와 생태환경 공간으로 세계 소도공간을 추진할 만남으로 누가 타든지 노벨평화상이 잉태될 공간화가 어떨까요. 이 시대 우리의 화두는 지구 기후위기 대처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여야 합니다.
지구촌 환경과 평화의 연대와 감시 체제 탐구와 더불어 우리의 평화 의지와 풀뿌리 문화에 대한 천착이 필요합니다. 한반도 디스토피아 공간을 인류의 유토피아 공간으로 전변시킬 아이디어를 휴전선 구역에 우리가 내어놓는 것이지요.
여기에 동서독 경계 담장을 허물고 만든 녹색지대 “그뤼네스 반트”라는 선례가 있습니다. 독일인들이 자랑하고 보존해야 하는, 죽음의 선에서 생명의 선으로 바뀐 장소로 생명과 평화의 지대입니다. 그뤼네스 반트는 독일어로 ‘녹색 띠’라는 의미로 영어 단어 그대로 번역하여 그린벨트( Green Belt))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곳은 단절과 이별, 억압의 장소에서 부활의 상징으로 탈피해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자연보호구역이 되었습니다. 독일 그뤼네스 반트에서 한반도 DMZ의 미래를 봅니다. 휴전선디엠지구역을 녹색평화지대로, 우선 북미 또는 남북미 써밋 장소로 시작하자는 말입니다.
비무장 소도문화
유토피아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는 케이 팝이 세계청춘들의 환호를 받고, 작가 한강이 세계문학과 지성을 이끄는 선두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이즈음 한반도 남북에서 동시대 기성 지도자/ 정치인들이 통일을 포기하고 한반도 두 국가론을 말하고 있는 현상이 당혹스럽습니다. 슬픕니다.
휴전선디엠지구역을 녹색평화지대로, 새 한류의 마당으로 누군가 노벨평화상 수상의지의 실현구역으로 설정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비무장지대를 소도문화공간으로, 휴전을 너머 죽음을 건너 삶과 생명을, 평화와 부활을 영구화하는 화해와 용서와 죄를 사함을 이루는 고조선 시대이래의 소도공간으로 희망합니다. 우선 북미와 이어 남북의 지도자들의 정상회담과 만남을 이루는 의미있는 공간작업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통일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독일의 분단장벽이 전변한 그뤼네스 반트의 경우, 죽음의 선에서 생명의 녹색선으로 만든 그 위대성을 본받자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휴전선디엠지구역을 녹색평화지대로 만들어 가는 인류사적 이벤트로 남북미 만남 이전에 조만간 북미회담에 임하는 트럼프 - 김정은의 거대한 놀이마당으로라도 개방되길 바랍니다.
한반도 비무장 지대를 소도공원으로 장승솟대의 제천의식을 살리는 새 한류의 마당으로 만들어, 자연 앞에 무릎꿇는 인류의 인간회복을 촉구하는 한민족사상이 창출되는 역사의 현장으로 개방 개발되어야 합니다. (참조: 죽음의 선에서 생명의 녹색선으로 독일 DMZ ‘그뤼네스반트’, 주간기쁜 0뉴스, 2015.7.3., 하르츠국립공원, 두산백과, 독일 그뤼네스반트에서 한반도 DMZ의 미래를 보다)
분단 실선인 군사 분계선(MDL; Military Demarcation Line)으로부터 남쪽과 북쪽으로 각각 2km, 총 4km 구역을 비무장 지대(DMZ, Demilitarized Zone)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DMZ는 1953년 7월 27일 이래 무장이 금지된 완충 지대로 군대 주둔과 무기 배치, 군사시설 설치가 금지되어 있는 극도의 경계 지역입니다. 그러나 2018년에는 남북 정상 간 합의 및 부속 합의 등을 통해 DMZ 평화 지대화의 여건이 마련되었습니다. 2018년 4 · 27 판문점 선언에 따른 조치들과 함께 지금 모두 중단된 사업을 복원시키는 한걸음이 필요합니다. 특히 남북 산림협력센터(2019.9.5.착공, 2020.6.3.개소)를 중심으로 환경생태관련 논의가 가능합니다.
디엠지 그뤼네스 반트와 지구촌 평화
디엠지 분단의 땅과 현실을 넘어 인류평화의 영속성 담론을 확보해 후손에게 떳떳해보자는 소망을 여기서 시작하기를 기원합니다. 휴전과 분단의 현장에서 종전과 자연과 인간의 화해를 외쳐봅니다. 전쟁의 참화 속 울려퍼져야 할 외침, 살아야한다는 그리고 기억하리란 엄정한 격문을 펼쳐봅니다. 무수한 탄피와 불발탄과 못다한 젊은 청춘들의 원혼이 그득한 저 휴전지구에 영혼부활의 마당과 무대를 조성해볼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대통령과 남북의 죄 많은 정치지도자들도 평화와 화해, 속죄의 무대로 반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등지의 이 악마적인 극단 폭력과 죽음의 그늘 아래, 인류는 폭력적 전쟁과 자연재해로 혹독한 재앙이 연속되는 기후위기와 함께, 지구촌은 절대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한반도에서 새천년 인류를 이끌 새 이데올로기와 담론을 형성해야할 책무를 인식합니다.
디엠지구역에 솟대, 즉 ‘토템폴’의 원형인 우주목을 세우는 원형적 샤머니즘과 소도문화 속 자연과 생명존숭과 같은, 공생의 담론이 살아 있는 세계관을 이루어 표방해야 할 시점입니다. 비무장지대를 독일 그뤼네스 반트와 같은 실험장으로 선포하고 유라시아 평화를 선도하며 통일한반도의 미래비전을 다시 열어가는 표본구역을 만들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북한지도자 김정은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하여 내년 봄의 ‘북미정상 비무장지대 회담’의 장소와 의제로 삼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2025. 11.)